입시 바쁜 고3부터 13일 학교 간다

초·중·고, 20일부터 순차 등교 / ‘돌봄 부담’ 초등은 저학년 먼저 / 유치원 20일… 어린이집은 보류 / 학교별로 오전·오후반 등 검토 / 유은혜 “등교, 코로나 종식 아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둔화로 정부가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을 실시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엄마 개학’ 등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저학년부터 단계적으로 등교 수업을 추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세가 주춤하면서 정부가 단계적인 등교 개학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 양천구 금옥여자고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교실 책상 간격을 벌리고 있다. 뉴스1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학년별 등교수업 시작 시기를 밝혔다. 유 부총리는 “등교수업이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제 우리 학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새로운 학교 운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등교개학은 고3 우선단계와 1∼3단계 등 총 네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고3은 1단계 등교 개학일인 20일보다 일주일 빠른 13일부터 등교한다. 교육부는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과 협의한 결과 적정한 등교 시점을 지난달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5일 어린이날까지 ‘황금연휴’를 기준으로 최소 14일 뒤인 20일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고3은 진로·진학 준비로 학사 일정이 빠듯해 일정을 앞당겼다.

20일(1단계)부턴 고2와 중3, 초1∼2와 유치원이 개학한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하는 6일부터 2주가 지난 시점이다. 이후 27일(2단계)에 고1·중2·초3∼4가, 6월1일(3단계)엔 중1과 초5∼6이 차례로 등교할 예정이다.

4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정문에 ''보고 싶다''고 적힌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는 타 학교급과 달리 저학년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한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유치원과 초1∼2의 경우 원격수업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 학부모 조력 여하에 따른 교육격차 문제, 가정의 돌봄 부담 등을 고려했다”며 “(초등 저학년의 경우) 상대적으로 활동 반경이 좁고 부모의 보호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초등 저학년 위주의 긴급 돌봄이 실시되고 있어 고학년부터 등교할 경우 학교 내 학생 밀집도가 급속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교육당국은 등교 결정과 관련해 교원 22만여명과 학부모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는 입장이다. 설문조사 결과 과반의 교원(57.1%)과 학부모(67.7%)가 생활방역 전환 직후부터 2주 이내에 아이들이 등교를 시작하는 데 찬성했다. 고3과 중3이 다른 학년보다 먼저 등교하는 데에는 교원 76.9%, 학부모 85%가 동의했다. 유 부총리는 정작 교육주체인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학부모, 교원의 의견에 학생 의견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등교 수업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는 구체적인 학사운영 방법은 시·도와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학생 밀집도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원격·등교수업 병행 운영 △학급 단위로 오전·오후반 운영 등을 거론했다.

 

소규모 학교의 경우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지역 소재 재학생 60명 이하의 초·중학교에서는 13일부터 자율적으로 대면수업을 하도록 안내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초·중학교 1463곳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 3월 5일 서울 동대문구 한 어린이집에서 동대문 보건소 방역팀이 고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작 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무기한 휴원 상태인 어린이집의 개원 시기에 대해선 “(학교보다)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어린이집은 영아들도 보호하고 있고, 영유아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에 더 취약할 우려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현재 꼭 필요한 가정은 긴급보육의 형태로 어린이집을 이미 이용하고 있고,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의 비율이 50% 정도”라며 “특별히 긴급한 수요가 있음에도 어린이집 이용이 차단되는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