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원내대표 김태년 당선… 코로나발 경제위기 극복이 첫 과제

“일하는 국회 시스템 만들 것” 강조 / 친문 색 더 짙어진 與 지도부… 세 쏠림 가속화 / 유기적 관계로 효율적 협력 기대도 / 원내대변인에 박성준 당선인 임명 / 원구성 협상·공수처장 추천도 시급 / 공약 내건 이익공유제 속도낼지 주목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사령탑에 7일 ‘친문(친문재인) 당권파’인 김태년 의원이 선출되면서 민주당 내 친문 색채가 짙어졌다. 177석의 슈퍼 여당을 이끌 김 신임 원내대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추천 등 막대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지도부 장악 친문 쏠림 가속화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에 선출된 김태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이해찬 대표와 함께 친문 주류 지도부가 꾸려졌다. 특히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다. 둘이 호흡을 맞춘다면 당과 국회의 운영을 친문 주도로 이끌 수 있다. 21대 국회의장 후보 경선과 오는 8월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도 친문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친문 계열 당대표가 나온다면 ‘친문 이해찬 대표-비문 이인영 원내대표’와 달리 친문 일색 지도부가 정국 주도권을 잡게 된다. 반면 비문 입지는 더 줄어들게 됐다. 비주류 정성호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얻은 표는 9표에 불과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이인영 전 대표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원내대표 취임으로 문재인정부 출범 4년차엔 당·청이 한층 긴밀한 소통을 통해 유기적인 밀월관계와 ‘원팀’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집권여당 첫 정책위의장을 맡아 당·청, 당·정·청 협력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신임 원내대변인에 박성준 당선인을 임명했다.



◆코로나19 대응·개혁 입법 등 어깨 무거워

김 원내대표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과제가 쌓여 있다. 당장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새 시대에 걸맞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청와대가 구상 중인 새 경제정책인 ‘한국판 뉴딜’의 예산·입법 처리도 그의 몫이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20대 국회를 마무리하고 21대의 문을 여는 과제도 새 원내대표에게 달렸다. 15일 임시국회가 끝나면 20대 국회는 사실상 막을 내린다. 코로나19 관련법과 n번방 방지를 위한 후속입법,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처리하려면 15일 전에 한 번 더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국회 행안위 소속 여야 간사는 이날 과거사법을 20대 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다.

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태년 의원이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새 국회의 원구성도 여당 원내대표 몫이다. 예결특위, 법사위 등 핵심 상임위원장 자리 확보부터 각 의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집권 하반기 문재인정부의 각종 개혁 입법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고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선 야당 협력도 이끌어내야 한다. 당장 공수처법에 따라 7월 도입 예정인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구성을 놓고 야당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익공유제 등 공약 추진 논의 힘 받을 듯

김 원내대표는 공약으로 특정 기업이 올린 이익을 국가가 환수해 다른 기업이나 분야에 배분하는 이익공유제 추진 의사를 밝혀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관련 논의에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으로 인한 이익은 공유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사회적 대타협을 주도하는 원내대표가 되려고 한다”고 공언했다. 그는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2018년에도 당·정 협의를 통해 대·중소기업이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사전 약정에 따라 이익을 공유하는 내용의 ‘협력이익 공유제’ 법제화를 추진키로 한 바 있다.

당선 인사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가운데)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출마한 후보들과 손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해철 의원, 김 신임 원내대표, 정성호 의원. 하상윤 기자

상시국회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한 ‘일하는 국회’ 만들기도 핵심 공약이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가장 시급히 처리할 문제는 일하는 국회 체계를 만드는 국회 개혁“이라며 “국회법에서 결정의 속도를 늦추는 장치들을 다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