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에 코로나19 방역 축하… 한국엔 서해 훈련 맹비난

북한 관영 매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을 축하하는 ‘구두친서’를 보냈다고 밝혔다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최근 한국 해·공군이 서해에서 실시한 서북도서 합동방어훈련에 대해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매체는 시 주석에 대한 김 위원장의 구두친서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고 있다. 

 

SCMP 등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구두친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건강 이상설 등 최근 수 주간 잠행 끝에 등장한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보내는 구두 친서로 첫 대외 행보를 시작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가 시진핑 동지에게 중국이 코로나 19 방역 사업에서 성과를 이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구두친서를 보내시였다”고 밝혔다. 또 “총서기 동지가 중국 공산당과 인민을 영도해 전대미문의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확고히 승기를 잡고 전반적 국면을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관리해나가고 있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시면서 축하하시였다”고 전했다. 

지난 1일, 20일 만에 공개활동 나선 김정은.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통신은 그러나 구두 친서가 전달된 날짜와 구체적인 경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2월 1일 코로나19가 중국 내에서 심각했던 당시 시 주석에게 위문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중국이 사실상 코로나19를 극복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3개월 만에 다시 구두친서를 보낸 것은 북·중 양국 간 밀착 관계를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특히 향후 있을지도 모르는 대미 북핵 대화 국면에서 중국과의 밀착 관계를 드러내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반면, 북한은 최근 서해에서 실시한 우리 군의 해·공군 합동훈련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북한 인민 무력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노골적이고 전면적인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의 구두 친서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간 소통과 관련한 중국 관영매체의 가장 최근 보도는 지난 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이 보낸 위문 서한에 대한 내용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