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발 집단감염 확산…등교·생활 속 거리두기는 어떻게

정부 “등교 연기 시기상조” / 방역 당국 “한 건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회귀 안해”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고3 학생들의 등교를 앞두고 있어서다.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커진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등 유흥시설 밀집지역. 뉴스1

◆등교가 코로나19 기폭제 될라…정부는 “등교 연기 시기상조”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서울 이태원 클럽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총 20명이다. 0시 이후 낮 동안에도 추가 확진자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

 

지역감염 위험이 커지면서 등교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등교로 학생들 사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오는 13일 고3 등교를 결정한 뒤에도 등교 개학 연기 요구가 컸는데, 더 힘을 얻는 모양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등교 개학 연기 청원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약 13만1900명의 동의를 받았다.

 

6일 전북 전주시 전주근영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고3 학생들의 등교수업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대비하기 위해 방역과 책상 재배치 등 철저한 점검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등교 개학을 연기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감염 상황이 초기이기도 하고, 확진자 규모로 봐서 등교 연기를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역학조사의 결과와 향후 전파 양상, 추가적인 위험도를 보고, 필요하다면 방역 당국, 교육부, 지방자치단체, 중대본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 필요?

 

지난 6일 시행한 생활 속 거리두기도 위기를 맞았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도를 낮췄고, 다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했는데, 유흥시설에서 환자가 발생하면서 거리두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다. 생활 속 거리두기 도입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지만, 이전보다 느슨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다시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뉴스1

방역 당국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산발적 감염은 예상했던 상황이라며,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괄조정관은 “한 건으로 현재의 방침을 수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에서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상당 기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전날 유흥시설에 대한 운영 자제 행정명령을 내렸다. 생활 속 거리두기는 유지하면서 유흥시설에 대해서만 별도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