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게이클럽에서 촉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 최남단인 제주도까지 번졌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전날 오후 9시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A씨는 지난 2일 제주를 떠나 지난 5일 오전 0시30분부터 오전 6시까지 5시간30분 동안 서울 용산구 이태원 게이클럽인 킹클럽을 방문했다. 이태원 킹클럽은 지난 6일 확진된 용인 66번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지로 급부상했다.
이후 A씨는 이튿날인 6일 오후 3시쯤 제주로 돌아왔다. A씨는 이태원 클럽 코로나19 집단 감염 문제가 불거지자 9일 킹클럽 방문 사실을 자진 신고했고 A씨는 당일 오후 4시쯤 자차로 제주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현재 제주대학교병원 격리병상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A씨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일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미뤄볼때 A씨는 무증상 확진자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의 상세 동선은 현재 제주도 방역당국이 역추적 중이다.
A씨 뿐만아니라 제주에는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들도 있지만 다행히 이들은 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제주도는 이들에게 22일까지 2주 간의 자가격리를 권고하는 한편, 능동감시를 통해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날 경우 관할 보건소가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제주도는 최근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도내 유흥시설 총 786곳을 대상으로 오는 6월 7일까지 한 달 간의 전수 점검에 돌입했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은 유흥시설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행정 명령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밤 10시부터 지난 6일 낮 12시 사이 이태원 소재 5개 클럽(킹클럽·퀸·트렁크·소호·힘)을 방문한 도민은 반드시 외출을 자제하고 인근 보건소나 지역 콜센터 또는 질병관리본부 상담센터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내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순간부터 해당시설은 영업을 중지해야 하고 위반하는 경우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합금지 명령은 사실상의 영업정지로 해제기간에 대해 박 시장은 “향후 별도 명령시까지”로 못 박았다.
아울러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에 대해서 “전화불통자들은 경찰과 함께 반드시 검사를 받게 할 것이다. 따라서 그 전에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해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시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출입자 명부 1946명 중 637명만 통화가 됐고, 나머지 1309명은 불통상황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