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후원금 사용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를 예정대로 연다고 밝혔다.
10일 정의연에 따르면 이 단체는 오는 13일 1439차 정기 수요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의연과 그 전신인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1992년 1월부터 매주 수요일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어 왔다.
이 할머니는 28년4개월째 이어진 수요시위에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했으나, 최근 해당 단체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지난 7일 이 할머니는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연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후원금을 쓰지 않고 있으며 수요집회도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당시 “(정의연에) 현금 들어오는 거 알지도 못하지만,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수요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 쓰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8일 정의연은 입장문을 내고 “모금 사용 내역을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공시 절차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할머니에게 그간 여성인권상 상금, 생활기금 등으로 전달된 모금액 영수증도 공개했다.
정의연이 국세청 홈택스에 공시한 2016∼2019년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 명세서’에 따르면 이 단체는 최근 4년간 약 49억여원을 기부받았고, 이 중 9억여원을 피해자 지원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연이 받은 기부금 대비 피해자 지원금 비율은 약 18.7%다. 지난해 말 기준 남아 있는 기부금은 약 22억6000만원이다.
정의연은 다음 수요시위 이틀 전인 11일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논란에 관한 입장을 상세히 밝힐 계획이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