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與, 윤미향 의혹 모르쇠” vs 민주당 “사실 확인부터”

통합당 “윤미향, 사욕 위해 할머니 아픔 이용…여권은 적반하장”

미래통합당은 성금 의혹 등을 받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출신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에 대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주는 것은 공당으로서 당연한 의무”라며 여권에 진상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뉴스1

통합당 황규환 부대변인은 11일 논평을 내고 “숱한 의혹을 (이용수) 할머니의 ‘기억 왜곡’으로 몰아가고, 비례대표 후보에서 탈락한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부추김 정도로 치부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황 부대변인은 “다른 당의 허물에는 그렇게 집착하고 온갖 공세에 나서면서 스스로의 허물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외면하는 것은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도 방기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성금을 목적에 맞게 사용했다는 정의연 측 해명 기자회견에는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비단 후원금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당선인이 사욕을 위해 시대의 아픔을 짓밟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까지 이용한 것인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정의연(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몸담았던 당시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성금·기금을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았다는 의혹뿐 아니라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외교부로부터 사전 설명을 들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이에 황 부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한·일 간 합의를 인지한 시점도 명확하지 않다. 지난 2016년 외교부 비공식 언론 브리핑에는 ‘윤 당선인과 수차례 의견을 교환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할 더불어시민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며 적반하장 식으로 가짜뉴스, 사전기획을 운운하고 있다”며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면 될 일”이라고 몰아붙였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 논란이 계속되자 이날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당선인 논란과 관련해 “언론에 나온 이야기만 듣고 판단하지 말고 진중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부금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 어떤 과정이든지 투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개인 유용 같은 부분이 있다면 (윤 당선인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민당은 이날 윤 당선인이 정대협 대표 시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일본이 낸 지원금을 받지 말라고 종용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왜곡보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부금 관련 논란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윤경 시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당선인이 대표로 있던 정대협은 일방적으로 밀실 추진된 2015년 위안부 합의 사실을 위안부 할머니들께 설명했다”면서 “윤 당선인은 위로금 수령에 대해 할머니들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굴욕적 합의를 받아들이고 할머니들이 위로금을 수령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박근혜정부의 문제임을 수요집회를 통해서 끊임없이 주장했다. 할머니들에게 위로금을 받지 말라고 종용했다는 편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제 대변인은 그러면서 “윤 당선인과 정대협은 일본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도록 위안부 할머니들과 오랜 시간 싸워왔다”며 “졸속, 굴욕적 합의였던 만큼 여러 관계자의 진술이 엇갈리고 그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지만, 그것으로 윤미향 당선인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 전체를 폄하하고 부정하는 것은 당선인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