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한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n번방’, ‘박사방’ 등 관련자의 신상정보를 공유한 대화방 ‘주홍글씨’의 운영자가 수백개의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12일 ‘주홍글씨’, ‘완장방’ 등 텔레그램 방에서 ‘미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 A(25)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제작 및 배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서 수백여 개의 성착취물을 만들어 유포하고, ‘박사방’ 운영자였던 조주빈(24·구속기소)이 제작한 아동 성착취물 등 120여 개를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를 조씨의 공범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으나 공범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텔레그램 내 ‘자경단’을 자처하며 성착취물 공유자들의 신상정보를 공유해 온 ‘완장방’, ‘주홍글씨’ 등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n번방’에 대한 자체 조사로 경찰 수사에 이바지했다고 주장하며 가해자들의 신상정보를 공유해 왔으나 성착취 영상과 관련 없는 이들의 정보가 공개되는 등 2차 피해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주홍글씨’ 방은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완장방’은 강원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각각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