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통화량 증가 4년5개월래 최대

1년 전보다 8.4% 늘어 / 코로나 기업 지원 등 영향

지난 3월 기업이 시중에 보유한 통화량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에 따라 기업들이 빚을 늘려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시중에 빠른 속도로 돈이 풀렸다.

1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통화량(M₂ 기준)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4%로 2015년 10월 8.8% 이후 4년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서울 중구 을지로 KEB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원화를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통화량 증가율은 지난해 9월(7.6%) 7%대에 올라섰다가 올해 2월(8.2%) 8%로 뛰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M₂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통화를 비롯해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협의통화(M₁)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통화 증가량의 단기 변화를 잘 드러내는 전월 대비 M₂ 증가율(계절 조정·평잔 기준)은 2월(1.0%)보다 0.1%포인트 하락한 0.9%로 집계됐다.

금융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15조2000억원), 요구불예금(12조3000억원)과 같은 결제성 예금이 많이 늘었다. 경제 주체별로는 기업의 M₂ 보유량이 3월 한 달 30조4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2001년 12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의 유동성 확보 노력과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 영향으로 수시입출식 예금과 저축성예금 등에 자금이 크게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