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급 고용쇼크…‘구직 포기’ 83만명 넘게 늘어

4월 취업 47만명 줄고… 일시휴직 113만명 폭증 / 21년 만에 최악/ 홍남기 “55만개+α 직접일자리 공급”

끔찍한 고용 성적표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경제 부진 속에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시장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만6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2월 65만8000명이 줄어든 이후 21년 만에 가장 감소폭이 컸다.

 

취업자에다 일은 하지 않았지만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를 합친 경제활동인구는 55만명이 줄어 통계 작성 이후 20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취업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비경제활동인구는 무려 83만명 넘게 늘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59.4%로, 1년 전보다 1.4%포인트 내렸다. 2010년 4월(59.2%) 이후 최저치다. 1.4%포인트 하락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에도 기록했던 것으로, 1999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고용 충격은 특히 청년층에 집중됐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4만5000명 줄어 2009년 1월(-26만2000명) 이후 1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15∼29세 청년층 고용률도 40.9%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감소했다. 20대만 보면 -2.6%포인트나 됐다. 60대를 뺀 전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감소했는데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아예 취업도 안 되고 일도 못하고 취업 시간도 줄어드니 가계 소득은 줄게 된다. 가뜩이나 고단한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삶이 더욱 어려워지고 소비와 생산 위축, 경기 침체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실업률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경제활동인구)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하면서 0.2%포인트 하락한 4.2%로 나타났다.

다만 통계청이 보다 정확한 실업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14.9%로 전년 동월 대비 2.5%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장관회의에서 “일자리 위기가 거세게 다가오고 있다”며 “내일(13일)과 다음 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55만개+α 직접 일자리 신속 공급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용 쇼크에 대응한 ‘그린 뉴딜’ 사업과 관련해 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 등 4개 부처에 합동 서면보고를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그린 뉴딜’은 그 자체로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박현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