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 세워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상이 철거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14일 오후 도내 시민단체 관계자 회의를 거쳐 청남대에 설치된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산책로 가운데 ‘전두환대통령길’과 ‘노태우대통령길’의 명칭도 폐지되며, 청남대 내 대통령기념관에 설치된 기록화도 철거된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경호와 경비를 뺀 다른 예우를 받지 못한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청남대가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두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에 동감했다는 게 충북도의 설명이다.
충북도 관계자에 따르면 단순히 동상만 철거하는 게 아니라 기록화는 물론 관련 자료도 폐기할 예정으로 한두 달 후 작업이 시작된다.
한편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남대는 5공화국 시절인 1983년 건설됐다.
당시 전 전 대통령이 인근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해 “이런 곳에 별장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소재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의 여름 휴가장소로 이용되다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일반에 개방돼 관리권이 충북도로 넘어왔다. 이에 충북도는 청남대에 역대 대통령의 동상과 유품, 사진, 역사 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