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모(74)씨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고 18일 오전 동네의 한 시중은행 A지점을 찾았다. 청원경찰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니 전화로 신청하라”고 권유했다. 김씨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 앱으로 신청할 수 없고 전화신청은 안내문을 봐도 이해가 안 된다”며 “오래 기다리더라도 창구에서 직접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이 이날 시중은행(카드·체크카드 수령)과 주민센터(지역사랑상품권·선불카드 수령)에서 시작됐다. 개인고객이 많은 은행 지점, 특히 고령자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의 지점은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A지점을 찾은 고객들도 대부분 60대 이상이었다. 기기 사용에 서투르다 보니 모바일 앱과 전화로 신청하지 못하고 은행을 방문한 것이다. 오전 내내 앉을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고객이 밀려들어 11시40분쯤엔 대기번호가 120번을 돌파했다. 사용처에 관한 문의도 많았다. 세대주가 아니거나 5부제 신청 날짜가 맞지 않아 발걸음을 돌린 고객들도 있었다.
서울 홍제동의 다른 은행 지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 지점 관계자는 “창구접수 첫날이어서 그런지 내점고객이 평소보다 많다”며 “신청절차와 필요서류 등 관련 전화문의도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날 시중은행은 재난지원금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대출 사전 신청도 받기 시작했다. 동시 접수로 고객이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예상보다는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몇몇 지점이 재난지원금 신청 고객으로 붐볐지만 소상공인 대출은 상담만 드문드문 있었을 뿐 신청이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희원·이희진·송민섭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