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등교 예정인 서울 지역 고3은 원격수업 없이 매일 학교에 나가게 된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간 질적 차이가 현존하는 상황을 감안해 지역 격차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서울시교육청이 ‘고3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못박으면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8일 학교 등교수업 운영방안 기자회견에서 “밀도 있는 학습이 필요한 고3은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했다”면서 “다만 고1·2는 사태의 심각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해 학년별 또는 학급별 격주 운영을 권장했다”고 밝혔다. 고1·2의 경우 한 주 등교수업을 들었다면, 그다음 주는 원격수업을 받는 식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중학교와 초등학교는 학급·학년 등 기준으로 최소 주 1회 이상 등교수업을 실시하도록 해 원격수업 비중을 대폭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기저질환 등으로 등교수업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오는 7월 말까지 ‘초등 원격수업 배움터’를 따로 운영해 학습 결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27일 등원 예정인 유치원도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할 수 있게 했다.
다른 학년과 달리 고3에 대해 매일 등교하도록 한 이유에 대해 강연흥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은 질적 차이가 전혀 없는 게 아니라 온라인개학 이후 고3 학생 사이에 불안감이 커진 게 사실이고, 그러다보니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진다는 우려가 계속 나왔다”며 “고3은 현실적으로 빨리 등교를 시작해서 같은 조건에서 학습을 받는 게 요구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 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최대 한 달까지 늦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가 굉장히 유동적”이라면서 “실무진이 검토한 결과 9월 학기제 도입 같은 큰 변화가 아니더라도 현재 틀 내에서 수능 연기를 한 달 정도 해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학이 그에 맞춰 4월1일에 개강한다고 해도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입장은 교육부와 온도 차가 있다. 교육부는 5월 중 고3이 등교한다면 현재 대입 일정을 더 이상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인천지역 교육당국도 20일부터 조심스럽게 교문을 연다. 감염병 예방·관리로 학생 안전 확보를 위해 단계적 등교를 시작하고, 만일의 확진자 발생 등으로 인한 등교 중지 시 원격수업으로 즉시 전환·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인천의 경우 학년별 등교수업은 20일 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27일 고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초교 1·2학년과 유치원에서 시작된다. 6월 3일에는 고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초교 3·4학년이, 마지막으로 중학교 1학년과 초교 5·6학년이 6월 8일 등교한다. 세부적 학사 운영 방안은 학교 교육과정 운영 계획(학교운영위원회 심의·학부모 의견 수렴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경기교육청도 고교 3학년의 등교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교육부의 방침에 보조를 맞춘다. 등교 전까지 매일 학생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동시에 코로나19가 의심되면 등교 제한 조치를 할 방침이다.
김승환 기자,인천=강승훈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