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미국 재판대 설까

19일 미국 송환 결정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 / 인도 허가 결정·법무부 장관 승인 시 / 미국 집행기관, 손 씨 한 달 내로 데려가

이른바 ‘다크웹’을 통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대거 유포한 혐의를 받는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24)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이 열린다.

현재 폐쇄된 손정우가 운영한 다크웹 ‘웰컴투비디오’ 홈페이지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는 이날 오전 10시 손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을 연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수사기관의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을 기반으로 유료회원 4000여명을 포함, 총 회원수가 128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아동성착취물 웹사이트인 W2V를 운영했다. 그는 4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손씨는 아예 “성인 영상물은 올리지 말라”고 공지하는 등 오로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만을 다뤘으며 ‘새로운 영상’을 올리면 포인트를 주는 시스템을 갖춰 범행을 부추기기도 했다. 무려 8TB(테라바이트)에 달하는 20여만건의 영상이 모두 중복되지 않았다. 일부 회원들은 포인트를 얻을 목적으로 아이들을 실제 성폭행하고 이를 찍어 업로드하기까지 했다.

 

손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고 지난달 27일 복역을 마쳤지만,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돼 재수감된 상태다. 근는 2018년 8월 미국 연방대배심에서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고, 미국 법무부는 그동안 손씨의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구해왔다.

 

이날 열리는 손씨의 인도심사는 단심제라 불복 절차가 없다. 심리는 공개로 진행되며 관련 절차에 따라 손씨의 인도 여부는 약 2개월 내 결정될 예정이다. 만약 재판부가 인도 허가 결정을 내리고 법무부 장관이 승인하면 미국의 집행기관이 한 달 안에 국내에 들어와 손씨를 데려간다. 손씨는 자신에게 발부된 범죄인인도 구속영장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달라며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하기도 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씨의 아버지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아들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되면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미국 송환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그는 앞서 아들의 미국 송환이 가혹하다며 한국에서 처벌받게 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