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한 2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0일 손모(22)씨를 폭행,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평화의 소녀상’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중심이 돼 2011년 ‘수요 시위’ 1000회를 기념하며 만든 조형물로 전국 각지에 세워져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이날 오전 6시40분쯤 서울 동작구 흑석역 출구 인근에 위치한 소녀상의 얼굴 좌측 부위 등을 주변 화단에 있던 돌로 찍어 파손하고, 이를 말리는 30대 남성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손씨는 현장에 있던 시민들에게 제압돼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 손씨는 범행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손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범행 동기 등을 확인 중이다. 손 씨는 경찰 조사에서 횡설수설하며 범행 동기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손씨는 (폭행을 당한 남성과) 또 다른 2명에 의해 제압됐다”며 “범행 동기 등 자세한 내용은 추가적으로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의 의혹 제기로 시작된 정의연 논란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모양새를 띠자 일본 극우 신문은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날 일본 현지 매체 산케이신문은 ‘반일 집회 그만두고 상 철거를’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싣고 “비판에 귀를 기울여 반일 증오의 상징인 위안부상(평화의 소녀상)을 조속히 철거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