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중국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면서 중국 등 다른 나라로부터 부품 공급망을 국내로 불러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12개국에서 공급받는 자동차 부품을 미국에서 만들자고 촉구했다. 코로나19의 중국 책임론을 지렛대로 리쇼어링(제조공장의 국내 복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번 대유행은 경제적 독립과 중국 등 다른 나라들로부터 공급망을 다시 불러오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면서 “내가 당선된 주요 이유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아메리카 퍼스트’ 때문이었지만 우리는 한계를 훨씬 벗어났다”며 불쑥 자동차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우리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12개국을 간다”면서 “나는 한 나라에서 차를 만들고 싶다. 우리가 부품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미국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지난 18일부터 공장 가동을 부분 재개했다. 그러나 교대 시스템 변화 및 생산 둔화로 부품 공급업체들의 재정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미시간주에 위치한 포드 공장을 직접 찾을 예정이어서 이에 앞서 자동차 부품공장 얘기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농가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이번 지급은 중국에 의해 초래된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농부들이 입은 손실을 보상해줄 것”이라고 중국 책임론을 이어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안에 ‘중국 편향성’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압박한 데 대해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배드 캅’, 시진핑 국가주석은 ‘굿 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 중단’ 카드를 내놓은 반면 시 주석은 2년간 20억달러 지원을 언급한 탓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