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21대 국회 최다선 의원(6선)이 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사실상 21대 첫 국회의장으로 20일 확정됐다. 박 의원은 21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단독 입후보했고 경쟁자였던 5선의 김진표 의원은 불출마했다. 4선의 김상희 의원도 여당 몫 국회 부의장으로 확정돼 헌정 사상 첫 여성 부의장이 탄생하게 됐다.
박 의원은 의장 도전 세 번째 만에 입법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충청권 출신 국회의장으로는 이기붕(3·4대), 강창희(19대) 의장에 이어 세 번째다. 그는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경선에서 정세균·문희상 후보와 겨뤄 3위에 그쳤고 후반기 경선에서는 문 후보에게 패했다. 박 의원은 대전고,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1998년 김대중정부에서 국민회의 수석부대변인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16대 국회에 들어와 내리 6선을 했다.
박·김 의원은 최근까지도 열띤 경합을 벌였지만 당내에 합의추대 여론이 커지며 선수가 낮은 김 의원이 물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고민 끝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 당을 믿어주신 국민의 뜻을 받들어 경제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비하는 역할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국회의장단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5일 박 의원을 단독 의장 후보로 추대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 첫 번째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당선된다. 임기는 2년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개최된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의장 임기를 마무리했다.
문 의장은 본회의 인사말을 통해 “소용돌이치던 정치 테두리 안에서 40년 가까운 인생을 보냈다.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 없는 삶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문 의장은 “지난 2년 절절한 마음으로 국회와 한국정치가 나아갈 길을 고언해 왔다. 좀 더 나은 의회주의의 길을 열고자 했기 때문”이라며 “모든 것이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가 실현되기를 원했던 노정객의 충정이었다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