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을 지켜본 더불어민주당은 ‘사실관계 파악 후 입장 표명’이라는 기존 자세를 유지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25일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이 할머니의 회견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은 없다. 기존에 이해찬 대표가 말한 것처럼 (윤미향 당선인 관련 논란들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판단하고 그 결과에 대해 (당의 공식 입장을) 말하겠다”며 “(이 대표가) 오늘 아침에도 그 얘기를 다시 한 번 말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형석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일희일비하듯 하나하나 사건이 나올 때마다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 나도 말을 아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의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지도부가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사실상 ‘함구령’을 지시하고 나선 것이다.
박 대변인은 기자회견 후 당내 분위기에 대해 “전체적인 분위기나 흐름이 있으니 좀 더 지켜보자”며 “이 대표의 말처럼 (윤 당선인 관련 의혹마다) 건건이 대응하지 않고, 맥락을 보고 판단하자는 거라서 (검찰 수사) 결과를 (우선)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후로도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진 윤 당선인과 관련한 공식 일정을 갖지 않고 사태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당에서 (앞으로) 어떤 입장을 내거나 윤 당선인을 만난다거나 하는 일정은 없는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 참석을 요청했던 윤 당선인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한편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고자 ‘윤미향 태스크포스(TF)’를 발족, 국정조사까지 추진할 수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윤미향 TF’ 발족식 및 1차회의에 참석해 “오죽 답답했으면 (이 할머니가)구순이 넘은 나이에 울분을 토하면서 마이크를 잡았겠나. 국민 한 사람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철저히 피해자 중심으로 의혹을 규명할 방침이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국정조사 추진까지 폭넓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TF 단장에 곽상도 의원을, 위원으로 박성중 의원과 황보승희·김병욱·전주혜·윤창현 당선인을 임명했다.
곽 의원은 “정의연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지켜주는 것처럼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할머니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정의연 운영진의 사퇴를 촉구했다. 곽 의원은 이어 윤 당선인이 기부금을 주택 구입 자금으로 운영한 의혹을 제기하며 “1992년 정신대할머니 국민운동본부에서 모금운동을 시작했고 윤 당선인이 송죽동 빌라를 매입했다”며 “검찰은 1995년 윤 당선인이 경기 수원시 송죽동의 빌라를 매입한 때부터 자금 추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