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하실 때까지 (의혹을) 소명하고 책임 있게 일 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거듭 분명히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8일 “사퇴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한 라디오 인터뷰 이후 11일 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21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민들과 피해 할머니들의 기대와 응원에 부합하지 못하고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도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30년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 전신) 운동의 역사에 부끄럽지 않도록 철저히 소명하겠다.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진실규명과 일본정부의 책임 이행, 재발방지를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해외각지에서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정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 당선인은 “김복동 할머니와 김학순 할머니 등 여성인권운동가로 평화운동가로 나서셨던 할머니들의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지난 30여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며 “다시 새어나오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정당했다는 주장을 접하며, 다시는 우리 역사에 그런 굴욕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전시 성폭력 재발 방지의 길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명에 나선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은 검찰 조사와 추가 설명을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소명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한 여론조사에서 ‘윤 당선인의 사퇴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70%를 넘길 정도로 국민여론이 악화했고 직접 해명에 나서야 한다는 당 차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윤 당선인은 열흘간 공식 활동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이에 대해 “30년을 뒤돌아보는 게 길고 힘들었다”며 “지난 세월 잔고와 통장 기록을 뒤져보고 찾아내는 것 자체가 지난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쯤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겠냐는 요구가 많았다”며 “제 아픈 치부, 오류가 드러난 것이 아니라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깊은 반성의 시간이었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했다.
“사퇴는 없다”고 밝힌 라디오방송 인터뷰에 대해서도 “저를 변호하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또 다른 오류, 의혹을 낳는 모습을 보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목소리로 제 삶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늘은 정말로 용기 내고, 국민들께 제 목소리 들려주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함이 있었고 앞으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가 소명해야 할 건 피할 생각이 없고 제 직을 핑계로 그걸 피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