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29일 기자회견에서 37분에 걸쳐 그간 자신과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카랑카랑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언론이 제기한 대부분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한 30년을 강조하고 “책임 있게 일하겠다”고 말하는 등 의원직을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개인 계좌 이용과 안성쉼터 부친 근무 등에 대해 “안이했다”, “부끄럽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자신 입장에서 한 반쪽짜리 해명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 계좌 모금, 안이한 생각이었다”
윤 당선인은 개인 계좌로 모금한 부분에 대해 “금액에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행동한 점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복동 할머니의 장례비 모금 등에서 개인 명의의 계좌 4개로 9가지 사업과 관련해 모금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힐링센터 논란 부인… 교통 등 언급 없어
이번 정의연 사태의 불씨를 키운 논란은 안성 힐링센터(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매입 관련 논란이다.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했다는 의혹에서 같은 당 이규민 당선인의 수수료 의혹, 윤 당선인 부친에게 지급한 관리비 논란 등이 화수분처럼 터져나왔다. 윤 당선인은 “‘이규민 당선인 소개로 힐링센터를 높은 가격에 매입하여 차액을 횡령하였다’는 의혹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13년 6월 당시 정의연 관계자들이 힐링센터 매입을 위해 경기도 인근을 둘러보던 중, 소식을 들은 당시 안성신문 대표였던 이 당선인이 지인을 통해 부동산을 소개하여 준다고 해 해당 주택을 답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차로 2시간 걸리는 위치, 불편한 교통편, 계단 등이 할머니들을 위한 시설로 적절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오랫동안 매수희망자가 없어 4억2000만원에 매도했다”면서 “결과적으로 기부금에 손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들
윤 당선인은 ‘30년간 평탄치 않았던 운동 과정’, ‘30년의 운동사’라는 등 표현을 통해 자신이 오랫동안 시민단체 활동에 전념한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모금한 돈을 할머니들에 대한 생활비 지원 등 복지사업에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할머니들에 대한 생활지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하고 있다”면서 정의연의 운동 방향과 다르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위안부 할머니 등이 임대아파트에서 어렵게 살며 생활에 어려움을 겪어온 데 대한 언급이 없었다. 특히 기부자들 대부분이 할머니들을 위해 쓰라고 낸 돈이라는 점에서 적절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영화 ‘김복동’의 해외 상영회를 위한 모금과 지난해 6월 아프리카 우간다에 김복동 센터를 짓겠다며 벌인 대국민 모금운동 관련해서는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난징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기리는 숲을 조성하겠다며 진행한 4000만원 후원금도 사업 무산된 뒤 목적과 다르게 쓰였다는 의혹이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