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의 해명 기자회견을 TV로 지켜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줄줄 써 가지고 그게 뭐냐. 제대로 해야지”라며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준비해온 입장문을 ‘낭독’했는데 이 할머니에 대한 언급은 세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29일 대구의 한 찻집에서 측근과 함께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을 생방송으로 지켜봤다.
그는 “내가 (윤 당선인한테) 무슨 사과를 받았나? 나는 없다. 그런 거 없다”라며 다소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자신과 정의기억연대 관련해 제기돼온 의혹들을 하나하나 해명했다.
입장문에서 최초 폭로자인 이 할머니에 대한 언급을 아꼈던 윤 당선인은 질의응답 시간에 “이 할머니에게는 제가 ‘배신자’로 돼 있는데 30년 세월을 같이 했는데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고 배신자로 찍힐 만큼 신뢰를 드리지 못한 점은 지금이라도 사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할머니께) 사과 말씀드리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그게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앞으로 진심을 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할머니가 만나주신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할머니를 찾아가 뵐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은 2012년 국회에 진출하려는 이 할머니를 만류했다는 통화녹취록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제가 만류했다고 기사가 나갔는데 구체적 정황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아마 할머니가 진짜로 국회의원을 하려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별로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말했던 것 같다”고 했다.
정의연이 모금한 돈을 할머니들에게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 할머니 측 주장에 대해선 “이 할머니의 지적과 고견을 깊게 새기는 것과 별개로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의연이 다방면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성금 전부를 할머니들 지원에만 사용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