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하태경 의원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민경욱 의원을 향해 “비호감 세력”, “괴담 세력” 등으로 지칭하며 “이들을 청산해야 당 지지율이 오른다”고 밝혔다. 총선 패배 후 당 쇄신, 혁신을 앞에 둔 상황에서 민 의원과 보수 유튜버들 중심으로 끊이지 않는 선거부정 목소리와 절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 의원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 의원에게 부탁드린다”며 “의원이 거짓말로 조작된 괴담을 유표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극단적 목소리 때문에 우리 통합당이 총선에서 망한 것”이라며 “민 의원의 (부정선거 의혹제기가 거짓 괴담임을 인정하는) 결단과 용기를 바라겠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 의원 때문에 ‘윤미향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멀어진 사람들이 통합당으로 오지 않는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글을 올린 바 있다. 하 의원은 이날 회견을 자청해 왜 이같은 글을 올렸는 설명했다.
그는 “당내 극단적 비호감 세력을 청산하지 않으면 우리 당 지지율이 안 오른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건 총선때보다 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건 극우도 아니고 괴담세력”이라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 세력을 비판했다.
그는 “최소한 우파보수라고 했을 때 팩트, 과학, 상식 존중 문화가 있어야 하는데 이건 좌우가 아니라 괴담을 만들어내고 그 속에서 자기 입지를 만드는 것”이라며 “제가 욕을 먹더라도 총대를 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간 당 차원에서 ‘무시 전략’을 취했지만, 자신이 나서 공론화하고 논란 확산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 의원은 ‘중국 해커의 총선 개입설’에 대해서도 “국제망신”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북한 해킹 문제에 관심이 있어 “해킹”이 언급된 해당 의혹 제기를 더 잘 들여다봤다는 점도 소개했다.
하 의원은 “민 의원 측이 외신 기자를 대상으로도 (중국 해커 개입설에 대한) 기자회견을 했다”며 “좌우를 떠나, 같은 동료 의원이 국제사기꾼이 되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 해커 개입설은) 국제사기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국제망신”이라고 했다.
그는 “(민 의원이) 중국 해커 해킹 주장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악성코드에서 중국 해커임이 드러나는 흔적을 발견한 줄 알았더니, (민 의원 주장의) 직접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며 “네티즌이 조작해낸 것, 창조해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 의원이 중국 해커개입설 근거로 삼으며 해당 코드에서 발견됐다는 ‘팔로우 더 파티’ 문구에 대해서도 ‘팔로우 더 고스트’, ‘팔로우 더 해피’등이 수없이 나온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악성 코드가 아니라 한 네티즌의 장난“이라고 했다.
그는 민 의원과 의혹 제기 측을 향해 “헛것을 보고 있다”며 “자기들은 세상과 담 쌓고 행복하겠지만, 국회의원은 달라야 한다, 검증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민 의원이 “자기 편을 들어주는 보수 유튜버 수학쨈 등을 만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마저도 ‘증명이 안 된다’고 하면서 민 의원에게 이야기하고 의혹제기 게시물을 유튜브에서 스스로 내리고 사과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알렸다.
하 의원은 “이미 (민 의원) 추종자가 많이 생겨 저에게 문자폭탄이 오고, 제 페이스북에 (악성) 댓글이 달리지만, 그런 극단적 목소리 때문에 총선에서 우리 당이 망했고, 그 행태가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을 바란다면, 자신도 모르는 이야기를 한 것임을 민 의원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