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거짓말만…자중했어야" 위안부 유족들, 1일 오후 2시 기자회견

"변명하고 감춘다 해도 역사 어딘가에 남아"… 추가 폭로 여부 관심

일제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 유족들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해체와 이 단체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윤 의원이 제21대 국회 출범을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연과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추가 폭로가 나올지 주목된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는 모습. 뉴시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1일 오후 2시 인천 강화군 알프스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과 윤 의원 관련 사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양순임 유족회 대표는 “윤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자중했어야 했다”면서 “변명하고 감춘다고 해도 역사의 어딘가에 남아있다”며 “사법부에 이미 고발됐으니 ‘죄송하다’고 사과했어야 했는데 거짓말만 했다”고 지적했다.

 

유족회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의해 강제 동원된 군인, 강제징용 피해자, 위안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지난 1973년 결성한 단체로 1994년 사단법인으로 등록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2명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회 측은 정의연이 본래 목적을 잃고 하나의 시민권력이 됐고, 이사장을 맡았던 윤 의원이 위안부 문제를 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원금 유용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용수(92) 할머니에 이어 정의연과 윤 의원의 부정을 뒷받침하는 폭로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윤 의원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안성쉼터 고가매입 의혹, 현금으로만 아파트 5채를 구입한 의혹, 딸 미국 유학자금 출처 의혹 등에 대해 후원금 유용은 없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개인계좌로 후원금을 받아온 것에 대해서는 불찰을 인정하면서도 부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 짐이 놓여 있다. 뉴스1

하지만 구체적인 후원금 사용 내역을 밝히지 않아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윤 의원은 회견 다음날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 장학금을 받았다는 조선일보 보도가 나오자 페이스북을 통해 “‘김 할머니 장학생’이라고 표현한 내용은 김복동 장학금과 무관하다”며 “해당 표현은 김 할머니가 제 자녀에게 준 용돈이라는 의미에 무게를 둔 것”이라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임기 시작과 함께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을 갖게 된 윤 의원이 “검찰 수사를 피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야당은 윤 의원이 검찰 출두를 미루거나 거부하면 검찰이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검찰 조사가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검찰은 정의연 회계자료 등을 분석해 구체적인 혐의점을 포착한 뒤 윤 의원 소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일과 21일 서울시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등 3곳을 압수수색해 회계자료를 확보했고, 지난 26일, 28일에는 정의연 회계 담당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윤 의원의 개인계좌의 자금 흐름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