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경기 평택캠퍼스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 투자 발표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한 연이은 광폭행보의 일환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낸드플래시 추가 투자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갈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8조∼9조원대로 추정되는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 후발업체와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일 “지난달 경기 평택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투자 계획을 발표한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삼성전자 점유율은 33.3%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키옥시아(19.0%)와의 격차는 14.3%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증가하는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는 PC에 들어가는 SSD와 데이터센터 건립에 주로 활용된다. 기존에도 4차 산업혁명과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의 기술발달로 메모리 수요가 견조했는데,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코로나19 본격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스테이 앳 홈 이코노미’(Stay at Home Economy)와 관련된 수요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이 과정에서 서버 중심 수요 강세가 지속됐는데, 이런 추이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