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첫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미 동부 시간으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전 10시16분에 지상에서 400㎞ 상공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이 9년 만에 유인 우주선 도킹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미국, 중국, 러시아 3국 간 우주를 선점하기 위한 ‘우주 패권 전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더글러스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은 19시간의 우주여행 끝에 수동 조정 없이 매끄럽게 자동 도킹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두 우주 비행사는 이날 오후 1시22분쯤 ISS 내부로 진입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두 우주 비행사는 ISS에서 체류하고 있는 미국 국적의 우주인 크리스 캐시디와 러시아 국적 이반 바그네르, 아나톨리 이바니신 등 3명의 환영을 받았고, 이들 5명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을 지구로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의 첫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앞으로 민관 공동 프로젝트로 달과 화성 탐사를 재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2002년에 폐지한 우주사령부를 8월에 다시 창설하는 등 우주에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중국 우주당국은 1일 네이멍구 자치구 주취안 위성발사 센터에서 창정2호 정 운반로켓에 광학 관측위성 가오펀(高分) 9호와 항법위성 허더(和德) 4호를 탑재해 쏘아 올렸다. 가오펀 9호와 허더 4호는 우주로 날아가 예정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전날엔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 센터에서 창정11호가 신기술 실험 위성 G성과 H성을 싣고 발사됐다. 중국은 2045년까지 우주 기술과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담은 우주개발 로드맵 보고서를 마련했다. 중국은 태양계 행성 탐사용 우주기술과 핵 추진 우주왕복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블라디미르 우스티멘코 대변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리도 제자리에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올해 두 종류의 신형 로켓을 시험하고, 내년에는 달 탐사 프로그램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우주 공간에 기반을 둔 미국의 새 미사일 방어전략에 맞설 대응 계획을 마련하라고 군 당국에 지시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