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철에 따라 매번 새로운 요리를 창작하고 선보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새 메뉴들이 나올수록 맛, 플레이팅 등 전반적인 음식의 수준의 높아지고 있다. 김도훈의 첫 번째 맛있는 이야기는 ‘오마카세’다
#오마카세 열풍 선두주자 한우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돼지고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 시장이 그 전에 비해 많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줄 세우기를 하고 있는 금돼지식당, 몽탄, 길목, 남영돈, 꿉당 등 유명 맛집들은 공통된 키워드가 있다. 바로 돼지고기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만큼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돼지고기 오마카세라는 말을 들었을 때 대중음식인 돼지고기를 굳이 오마카세로 풀어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직접 식사를 해보니 노파심에 불과했다.
논현동 육일점은 김치찜에 함께 싸먹는 얼룩도야지 전문점이다. 처음에는 오마카세가 정식 메뉴는 아니었다. 그동안 특별히 배승현 셰프의 단골들과 지인들의 요청이 있을 때만 진행하였던 메뉴였지만 지인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성원에 힘입어 정식 메뉴로 선보였다.
돼지고기 육전으로 시작하는 오마카세는 차돌냉이 된장찌개와 김치찜, 돼지고기 8~10부위(가브리살, 갈매기살, 뼈삼겹살, 꼬들살, 목살, 수비드 삼겹살, 항정살, 껍살, 껍데기, 양념껍데기)가 등장한다. 전복찜과 내장소스, 우니와 감태, 제육김밥, 돼지곰탕, 떡갈비 버거와 디저트로 이어지는 코스는 각종 부위에 맞는 손질과 조리법으로 돼지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코스다. 흥미로운 부분은 돼지고기구이 소스로 흔히 알고 있는 쌈장, 와사비뿐만 아니라 올리브 오일을 함께 내주는데 전혀 예상외로 올리브오일과 돼지고기, 특히 삼겹살 육즙과 최고의 궁합을 보여줬다. 각 부위별로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돋보인다. 한 자리에서 돼지의 거의 모든 부위를 즐길 수 있는 돼지오마카세는 하루 전날 예약한 한 팀(12인 정원)에게만 허락된다.
#닭요리의 무한 진화. 야키토리 오마카세
한국인의 닭고기 사랑은 유별나다. 한때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보다 한국의 치킨집 매장 수가 더 많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치킨뿐만 아니라 매콤한 닭도리탕, 평생 보양식인 삼계탕, 최근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숯불 닭갈비 등 다양한 닭요리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 푸디들에게는 익숙한 음식이겠지만 최근 몇년 사이 대중의 입맛을 더욱 사로잡은 음식이 바로 야키토리(やきとり) 다. 야키(굽다)와 토리(닭)는 말 그대로 ‘닭을 구웠다’라는 뜻으로 닭고기뿐만 아니라 돼지, 소, 내장을 한 입 크기로 잘라 꼬치에 꿰어 숯불에 구운 뒤 소금이나 타래소스에 적신 후 다시 구워낸 요리다.
야키토리 매장 중에서도 야키토리묵, 쿠이신보, 쿠시무라, 토리아에즈 등은 이미 매일 예약전쟁을 치러야 하는 곳이다. 압구정의 코슌은 야키토리 오마카세로 이 전쟁에 동참했다. 이미 창의적인 일본 요리로 이름을 알린 천관웅 셰프의 업장으로 강원도산 토종닭을 활용해 코스 안에 닭한마리를 모두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다릿살, 가슴살뿐만 아니라 아키토리의 매력인 껍질, 안심, 목살, 연골 등 특수부위 구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닭간을 활용한 빠떼, 육전과 편육, 가슴살을 말은 룰라드, 킹크랩 타마고동 등 유니크하면서도 맛을 훌륭하게 풀어냈다. 다양한 주류와의 페어링도 잘돼 있어 맛있는 닭요리와 한 잔 기울이기 좋은 곳이다.
김도훈 핌씨앤씨 대표 fim@fimc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