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퀸’ 유현주, 존재 가치와 감춰진 노력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제가 외모만 있지는 않아요. 1부 투어에서 뛰는 것 자체가 훌륭한 기량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해요.”

 

유현주(26·골든블루)의 한마디에 ‘존재 가치’가 그대로 녹아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성적이라는 부담을 떨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흥행에 기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유현주는 지난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마쳤다. 기록은 공동 51위에 머물렀지만, 누구보다 많은 관심과 시선을 받았다.

 

냉정하게 유현주가 화제의 중심에 있었던 이유는 외모 때문만이 아니라고 부정할 순 없다. 패션모델 못지않은 외모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골프 관련 업계에서도 광고 모델 섭외 1순위로 꼽힌다. 유현주도 이를 부정하진 않았다. 유현주는 “외모로 부각되는 것도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외모만 있지는 않다. 외모로 관심을 받으려고 애쓴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현주는 프로 선수로서 실력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2011년 드림투어에서 활약한 유현주는 11월 정규투어 시드전 본선에서 3위에 오르며 KLPGA 입회를 알렸다. 17세의 나이에 정규투어에 도전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다만 2012년 16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최고 성적은 14위였고, 8개 대회에 컷 탈락했다. 어린 나이었기에 힘든 시간이었다. 다시 드림투어로 돌아간 유현주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고, 결국 2014년 모든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며 골프채를 놓았다.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연습장에서 레슨을 하며 돈을 벌었다. 1994년생인 유현주의 10대 후반기는 가혹하기만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굴곡을 겪으면서 ‘이제는 나를 위한 골프를 하자’고 결심했다. 그만큼 성장했다. 2015년 다시 시드순위전을 통해 정규투어로 돌아왔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2016시즌 25개 대회 출전해 13개 대회 컷 탈락, 2개 대회 기권 등 흔들렸다. 하지만 단단해진 유현주는 무너지지 않았다. 드림투어와 정규투어를 오가면서도 자신의 골프를 펼쳤다.

 

일각에서는 정규투어 우승 경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프로는 성적이 전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골프를 위해 노력하며 가치를 높이는 것도 능력 중의 하나이다. 유현주는 “누구보다 열심히 골프를 해왔다. 1부 투어에서 뛰는 것 자체가 훌륭한 기량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의 골프에 자부심을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췄던 KLPGA에는 흥행을 위한 활력소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남모를 힘든 과정을 극복하며 더 단단해져 돌아온 유현주의 존재는 활력소가 될 수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