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전선 강화하려 푸틴에 손내민 트럼프…G7 반발 “러시아 복귀 안돼”

한국 등 동맹국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도 손을 내밀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G7 정상회의에 초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반중(反中)전선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영국과 캐나다 등 G7 회원국들은 즉각 러시아의 복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양국의 첫번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BBC 캡처

1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9월로 미룰 계획이라고 밝히며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까지 G7에 포함하는 쪽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G7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 통화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이 “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 한국, 호주, 인도가 회의에 초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G7 초청에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G7에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지지를 보냈다. 

 

영국과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는 수년 전 크림반도를 침략한 후 G7에서 축출됐다”며 “러시아는 이후에도 국제규범을 지속적으로 어기고 무시했기 때문에 G7에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본래 G7은 러시아까지 G8이었으나 2014년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러시아는 그룹에서 축출됐다.

 

앞서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실 대변인은 “러시아가 공격적이고 불안정을 조장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영국은 러시아의 G7 복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를 G7에 복귀시키는 어떠한 제안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영국과 러시아는 2018년 잉글랜드 솔즈베리에서 전직 러시아 스파이에게 가해진 신경작용제 공격으로 인해 급격히 악화했다고 BBC방송은 설명했다. 영국은 이 공격이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G7 복귀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돌아오면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