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구매 시 개별소비세를 인하해주는 정부의 내수 소비회복 지원 정책을 놓고 ‘부자혜택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는 힘 없는 서민에 정책 초점을 맞추는 정부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명분을 들어 보완책 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현행 법률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판매 절벽을 우려하는 업계를 돕고자 고육책을 낸 것이란 취지로 보완 가능성을 일축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공장도 가격이 약 6700만원 이상인 승용차는 구매 시 개소세 추가 인하 효과를 보게 된다. 가령 공장도가 1억원인 차는 이달 중엔 최종 개소세가 400만원이지만 내달부턴 350만원으로 50만원 줄어든다. 공장도가가 6700만원보다 낮으면 지금보다 세부담이 늘어난다. 공장도가 2857만원인 차는 지금 약 43만원을 개소세로 내지만 내달부턴 1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공장도가에 개소세, 교육세, 부가세 등을 더하면 공식 판매가가 된다. 이 같은 현상은 7월1일부터 개소세 인하폭이 70%에서 30%로 축소되고 특례에 있던 ‘최대 100만원’이란 한도가 없어지는 탓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70% 세금감면은 코로나19 사태로 특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회에서 조세법을 개정해 감면특례를 둔 것, 즉 감면 한도를 올렸던 것”이라며 “통상 정부는 시행령을 수정해 탄력세율 범위(30%) 한도에서 세금을 가감한다”고 밝혔다. 즉, 법 개정안 적용이 끝나는 이달 말 이후로는 국회가 또다시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정부가 줄 수 있는 세금감면 한도는 30%가 최선’이란 뜻이다.
전날 정부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소비회복 지원 3종세트를 발표했다. 대표적인 것이 ‘승용차 구매 시 부과되는 개소세를 하반기 중 30% 한시 인하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개소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7월부터 연말까지 기본세 5.0%를 3.5%로 30% 인하하기로 했다.
당국의 배경 설명에도 불구하고 서민 혜택은 줄고 부유층 혜택이 늘어나게 된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설명하고 추가 보완책을 검토해줄 것을 어제 제안했다”며 “당국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보완책과 관련, 이 관계자는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고, 캡(한도)을 벗겼는데 다시 씌우는 것도 고려해달라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감면액 한도를 설정하면 고가차일수록 혜택이 늘어나는 모순은 방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정책결정자 입장에선 고소득자에게 혜택을 주지 않겠다고 정책을 안 할 수는 없다”며 “국회가 법을 개정할 때까지 소비절벽을 맞는 것이 업계에 나은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개소세 인하 조치가 2년이 다 돼 간다”며 “12월까지 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만큼 추가로 수정하는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될 경우 당국이 원칙을 견지할지는 의문이다. 애초 개소세 인하 혜택을 추가 연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기재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다. ‘한시 조치인데 상시 조치가 되고 있다’는 원칙론에서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