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 전형 중 다른 전형과 달리 학생부교과 전형은 학교 교과 성적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대부분 결정된다. 정시 전형에서 대학별로 수능 반영과목, 반영 비율이 다르듯 수시 학생부 교과 전형에서도 대학별로 교과를 반영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비슷한 수준의 대학 같은 과라도 지원할 때 본인 성적에 가장 유리한 대학과 불리한 대학을 나눌 수 있단 말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와 함께 대학별 교과 성적 반영 방법을 살펴보고 그 특징을 분석해봤다.
7일 각 대학에 따르면 덕성여대와 서경대는 3개 교과만 반영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이들은 인문의 경우 국어·영어·사회를, 자연은 수학·영어·과학만 평가한다. 반면 동덕여대는 인문이 국어·수학·영어·사회, 자연은 국어·수학·영어·과학 4개 교과를 반영한다. 인문계 여자 학생 중 수학 등급이 유독 낮은 학생이나 자연계 중 국어 과목 성적 관리가 잘 안 된 경우 동덕여대보다는 덕성여대 지원이 더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3개 교과만 보는 대학이 많지 않아 지원자가 몰릴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할 특징이다. 게다가 이 대학들의 비슷한 수준의 대학 중 4개 교과를 반영하는 대학 입시결과보다 일반적으로 점수대가 높게 형성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만큼 본인이 불리하다고 판단하는 특정 교과가 다른 교과 성적보다 크게 떨어지는 경우에 이런 3개 교과 반영 대학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단 뜻이다.
일부 과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면 교과별로 일정 과목 성적을 택해 반영하는 대학 전형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명지대는 교과별로 4개 과목씩 총 16개 과목만 반영한다. 서울여대도 주요 4개 교과별로 상위 3개 과목(등급 기준)씩 총 12과목 성적을 반영한다. 서경대의 경우 주요 3개 교과별로 3개 과목씩 총 9개 과목을 반영한다. 3개 교과만 반영하는 대학보다 일부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을 지원할 경우 본인 등급이 많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또한 노리는 학생이 그만큼 많아 입시결과도 더 높게 형성되기에 지원 시 유불리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본인이 전 과목을 모두 잘 관리했다면 전 교과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대부분 대학이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주요 교과를 반영하는 것과 달리 전 교과를 반영하는 대학도 분명히 존재한다. 고려대, 서울교대, 서울시립대가 바로 그런 경우다. 교과목 성적이 과목별로 편차가 큰 학생보다는 대체로 비슷한 등급을 받은 학생들이 지원해볼 만하다. 고려대의 2021학년도 학생부교과 선발 인원은 1158명으로 서울 내 대학 중 가장 많다. 서울 내 대학 중 고려대 다음으로 학생부교과 선발 인원이 많은 건 한성대 746명, 서경대 627명, 한국외대 491명, 숭실대 479명, 국민대 463명, 명지대 448명, 중앙대 447명, 동덕여대 408명, 서울과학기술대 395명 등이다.
특히 학생부교과 전형이 대체로 면접 없이 학생부 100%로 진행되지만 고려대의 경우 면접이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인문계의 경우 면접일이 12월5일, 자연계는 12월6일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인문계 상위 3개 영역 등급 합이 5 이내·한국사 3등급이다. 자연계(의과대학 제외)는 상위 3개 영역 등급 합이 6 이내·한국사 4등급이고, 의과대학은 4개 영역 등급 합이 5 이내·한국사 4등급 이내다.
학생부교과 전형을 준비하는 경우 수능도 각 대학이 요구하는 최저 기준 이상을 만족시키려면 신경을 써야 한다. 수능 최저 기준을 두지 않는 대학도 있지만 이 경우 역시 합격 성적이 매우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 최저 기준을 변경한 대학도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일반적으로 학생부 교과전형은 내신성적으로 합격·불합격이 결정되며 합격자와 불합격자 사이에 점수 차이는 거의 미미한 수준인 경우가 많다”며 “같은 학생부 교과전형이라 해도 학교별로 반영 교과와 과목 수, 학년별 반영 비율이 천차만별이기에 대학별로 교과 반영 방법을 잘 분석해보면 자신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학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