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과 민간인 감금·협박한 경찰 간부…검찰 송치

조직폭력배와 함께 이권에 끼어들어 민간인을 감금하고 허위 진술을 강요한 경찰 간부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4일 경남지방경찰청 소속 이모 경감을 이 같은 혐의로 수사한 뒤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경찰 간부는 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조폭 수사를 전담하며 실적을 인정받아 대외수상(청룡봉사상)과 함께 특진까지 한 인물로 알려졌다.

 

본지가 최초 보도<세계일보 2019년 12월23일 기사 참조>한 이 사건에서 이 경감은 경남 사천의 식품업체 M사 정모 대표가 지난해 9월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같은 회사 이사 노모씨를 경남 진주의 한 건물로 끌고 가 감금하고 협박한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M사는 식품 함량·위생 등의 문제로 지난해 4월 군납이 취소됐다.

군납사업이 취소된 정씨는 M사의 자회사 대표인 장모 씨에게 횡령 혐의를 씌워 구속되도록 한 뒤 장씨가 운영하는 장례식장 사업을 가로챌 계획을 세웠다. 정씨는 이런 계획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씨를 감금한 뒤 협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감금 벌어졌던 현장 경남 사천의 식품가공업체 M사 정모 대표가 조폭과 경찰을 동원해 감금 사건을 벌인 진주 초전동의 한 건물 내부.

노씨가 조직폭력배의 협박에 못 이겨 ‘장씨가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진술하자 이 경감이 나타나 장씨에 대한 횡령 고소장을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금에서 풀려난 노씨는 이 경감과 정씨를 감금·강요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청은 최근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이 경감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정씨는 이동호(54) 전 고등군사법원장에게 금품을 건넨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 전 법원장은 2018년 장군으로 진급해 군 최고 사법기관 수장인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취임했으나, 이 사건으로 파면됐다.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법원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 및 벌금 6000만원, 추징금 941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