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오전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경고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까지 거론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가 “삐라(대북전단) 살포는 백해무익한 행동”이라며 “안보에 위해(危害)를 가져오는 행위에는 정부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의 강력한 경고에 통일부와 국방부, 청와대까지 “대북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엄정 대응’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는 4·27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데 대한 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김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엄정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정부는 접경지역에서의 긴장 조성 행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긴장 해소방안을 이미 고려 중”이라며 “이에 대해 법률 정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이날 오후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접경지역의 긴장을 고조시켜 접경지역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로서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청와대는 이날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날 정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는 대북전단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