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통해 여성을 상대로 협박을 통해 제작토록 한 성착취 영상물을 유포한 이른바 ‘박사방’에 돈을 입금한 혐의를 받는 MBC 기자가 회사 차원의 징계를 받게 됐다. ‘취재 목적’이었다는 문제의 기자가 내놓은 해명은 인정되지 않았다.
MBC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료인 ‘본사 기자의 박사방 가입 시도 의혹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MBC는 지난 4월28일 외부 전문가 2명을 포함한 ‘성착취 영상거래 시도 의혹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활동을 지원했다.
진상조사위는 대상자 면담과 서면조사, 관련자 진술 청취, 회사 지급 노트북의 포렌식 조사 등을 통해 주요 일자에 대한 구글 타임라인 등을 확인했다. 단 박사방 가입에 사용된 개인 지급용 법인 휴대폰은 분실했다는 기자의 진술에 따라 조사하지 못했다.
조사 결과 문제의 기자는 통상적인 취재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취재 목적이었다는 진술을 입증할 만한 어떤 증거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게 진상조사위 측 설명이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문제의 기자는 박사방 가입비 송금을 통해 회원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박사방에 가입해 활동했다고도 인정했다.
MBC는 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향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등 사규에서 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인사위를 통해 대기 발령 조치를 해놓은 상태다.
MBC 관계자는 “문화방송은 본 사건을 엄중히 여겨 본사 임직원의 비윤리적인 개인 일탈행위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공영방송의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자체조사 결과를 경찰에 넘기지 않았지만 요청이 있으면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은 문제의 기자를 상대로 포털 클라우드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쳤다.
이렇게 입수한 클라우드를 분석해 성착취 영상이 있는지 등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기자는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에게 이른바 ‘입장료’로 70만원 규모의 암호화폐를 입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