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신청받으러 산 넘고 물 건너는 공무원들

4인 가구 기준으로 100만원 지원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산 넘고 물 건너는 공무원들이 화제다.

 

5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정부지원금 98%, 옥천군 자체 재난지원금 99%의 신청이 이뤄졌다. 이는 면 직원들이 신청하지 못하는 주민들을 직접 찾아다닌 결과다. 거주 불명자 16명과 외지에 나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 100%에 이른다.

충북 영동군 군북면행정복지센터 직원이 한 가정을 찾아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 옥천군 제공

군북면은 대청호 남단에 위치해 산과 호수로 이뤄져 오지마을이 많은 곳이다. 막지리의 경우 행정복지센터를 가려면 시내버스 2번 갈아타야 할 정도다. 군북면의 인구는 3000명이 조금 넘는다.

 

군북면 관계자는 “세대주가 요양병원에 있어 가족들이 재산 문제 때문에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 4건을 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곤 재난지원금 신청이 100%에 가깝다”며 “다음 주쯤 재난지원금 카드를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오지마을 옥천읍 오대리에 혼자 사는 A(76)씨도 재난지원금을 신청했다. 옥천읍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철선(철로 만든 배)을 타고 대청호를 건너 올해 초 병원에서 디스크 수술 이후 거동이 불편한 A씨를 직접 찾아가 신청을 받았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직원들이 재난지원금 신청 접수를 위해 철선을 타고 가고 있다. 옥천군 제공 

고령에 몸이 불편한 A씨는 오대리에서 읍내를 가려면 큰맘 먹고 나가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며 ”몸이 불편한 나를 위해 직원들이 배를 타고 재난지원금을 신청해 주니 고맙기 그지없다“고 고마워했다.

 

지난 2일에는 대전의 한 병원에서 디스크와 골절 치료를 받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 50대에게 본인확인과 전화 녹취 등을 통해 재난지원금 직권 신청을 해줬다. 코로나19로 병원을 출입할 수 없고 본인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옥천군 김성종 옥천읍장이 '육지의 섬' 오대리 마을을 찾아 재난지원금 신청을 돕고 있다. 옥천군 제공

옥천읍은 정부와 옥천군 재난지원금 신청현황이 96%에 달한다. 김성종 옥천읍장은 ”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못하는 가구는 환경도 열악하고 가는 길도 어려운 곳이 많다“며 ”처음에는 어떻게 일일이 찾아가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신청을 받고 나면 주민들의 고마워하는 마음이 절실하게 느껴져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옥천=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