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미세먼지 수준은?” 도시인들이 아침에 눈을 뜨면 휴대전화 등을 통해 제일 먼저 확인하는 주요한 일이 미세먼지 농도일 것이다. 농도 수치에 따라 야외활동을 할지 등의 계획을 결정한다. 일기예보에 오늘의 미세먼지 농도가 포함된 지도 오래다. 우리가 숨 쉬는 대기의 질이 곧 오늘의 생명과 직결될 만큼 중요해지고, 또 악화하였기 때문이라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영국 환경전문기자 팀 스메들리의 ‘에어 쇼크’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대기오염에 대한 가장 생생하고 의미심장한 기록이다. 우리에게 필수이며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기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나쁜 공기가 현재 우리의 삶, 나아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싸우고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담은 생생한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는 대기오염의 실체, 위험한 화학 물질들의 종류, 그 화학 물질들의 발생지를 조사했다. 또한 스모그의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오랜 기간 오염 연구에 앞장서는 과학자들을 인터뷰하고 런던, 베이징, LA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심각한 대기오염 사례들을 낱낱이 드러내고 파헤친다.
저자는 전 세계적으로 매일 1만8000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죽는데도 대기오염으로 인한 손실은 다수에게는 분명히 눈에 띄지 않는다.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오염이란 ‘보이지 않는 살인자’는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와 제품을 만드는 모든 산업 공정에서 탄생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여전히 너무 많다. 사륜구동 자동차로 자녀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대부분의 부모는, 자동차 내부의 오염이 도로의 오염보다 다섯 배나 높다는 사실이나 대기오염이 어린이의 폐 발육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에 대해 제대로 연구 결과를 들어본 적이 없다.
또 세계 도시에 사는 사람 10명 중 8명이 국제 공기 질 기준을 초과한 대기오염 물질을 들이마신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650만명)가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많으며 그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와 공기 질 개선을 위해서는 어느 국가나 디지털화와 탈탄소화가 시급하며 이 두 분야를 선도하는 나라가 번영을 구가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른바 ‘녹색생활’이야말로 밝은 미래를 눈앞으로 더 당겨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바꿀 수 있다면 절대 늦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박태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