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개원하고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갖게 된 불체포특권이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검찰은 윤 의원이 이사장을 지낸 정의기억연대의 부실 회계 의혹과 윤 의원의 배임·횡령 혐의 등을 수사 중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21대 국회가 지난 5일 오전 첫 본회의를 개최하면서 윤 의원은 회기 중 강제로 수사기관에 연행되지 않을 수 있는 불체포특권을 갖게 됐다. 당초 검찰이 국회 개원 이전 윤 의원을 불러 조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검찰은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 회기 중인 의원을 체포 또는 구금하기 위해서는 먼저 검찰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정부에 체포동의요구서를 제출한 뒤 정부가 요구서를 즉시 수리해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해야 한다. 또 이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참석에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해당 국회의원을 구속할 수 있지만, 부결될 경우 법원은 곧바로 영장을 기각하게 된다.
하지만 윤 의원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의석 절반인 177석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로 국회 동의가 이뤄지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앞서 지난 20대 국회에서 불법자금 수수 혐의를 받은 홍문종 전 의원과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를 받은 엄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부결된 바 있다.
다만 윤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부족한 점은 검찰 조사와 추가 설명을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소명하겠다”며 “앞으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혀 별다른 마찰 없이 검찰 소환에 응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정의연과 윤 의원 관련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정의연과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회계 담당자 등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또 지난달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에 걸쳐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정대협 사무실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마포 ‘평화의 우리집’ 총 3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5일에는 경기 안성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과 이를 지어 매각한 건설사인 금호스틸하우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