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역구에 법원을”… 의원들 뜨거운 유치 경쟁

신동근 “인천광역시 관할하는 인천고법 신설” / 윤상현 “해사법원 만들어야… 최적지는 인천” / 윤후덕 “현 고양지원, ‘고양파주지법’ 승격을”

21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자신의 지역구에 ‘법원’을 유치하려는 국회의원들의 경쟁이 뜨겁다. 현재 전국에 6곳뿐인 고등법원을 새로 하나 더 만들자는 법안부터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특수 전문법원을 신설하자는 법안까지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거주지에서 법원이 너무 멀어 사법 서비스 이용에 지장을 겪는 국민의 애로사항을 풀어주자는 취지이나 우리나라 인구가 정체 상태에서 차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또 인구의 대도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신중합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인천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인천 서구을)은 최근 인천에 고등법원을 설치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대표로 발의했다. 대법원 바로 아래 고등법원은 현재 서울, 경기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그리고 광주 총 6곳에만 설치돼 있다.

 

신 의원은 발의안에서 “우리나라 광역시 중 고등법원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은 인천광역시와 울산광역시 두 곳뿐”이라며 “특히 인천광역시는 인구 수가 광역시 중 3위인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고등법원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법률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소송 업무의 지연으로 주민들이 적정한 시기에 법률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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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인천광역시에 인천고등법원을 설치함으로써 인천광역시 지역 주민들이 양질의 사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소개했다.

 

역시 인천이 지역구인 무소속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현재 우리나라 사법체계에는 없는 ‘해사법원’을 신설하면서 항구도시인 인천에 두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사법원이란 선박 간의 충돌이나 선박으로 인한 해양오염 등 해사 관련 분쟁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치되는 전문법원으로 영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 있으나 한국은 아직 없다. 국내 법조계에서도 가정법원, 행정법원, 특허법원, 회생법원에 이은 새로운 전문법원으로서 해사법원, 노동법원 등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다만 해사법원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놓고선 변호사업계에 이론이 많다. 해운사 본사가 즐비한 서울에 둬야 한다는 의견, 최대 항구도시인 부산에 둬야 한다는 의견 등이 그렇다.

 

윤 의원은 발의안에서 “해사법원은 우리나라의 철도, 도로, 항공, 항만 등 육해공 교통망이 집결되고 행정 지원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인천광역시에 설치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사법원이 외국 해사법원과의 국제경쟁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인천의 해사법원 유치를 강력히 요구했다.

 

현재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파주시 등 경기도 북부의 사법 관련 업무는 의정부지법과 그 산하 고양지원이 맡아 처리하고 있다. 파주가 지역구인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최근 고양지원을 의정부지법과 동급의 지방법원으로 승격시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윤후덕 의원은 발의안에서 “고양시, 파주시의 지역 주민들은 민사·형사사건 제1심 재판에 대한 항소사건과 행정소송사건 제1심 등의 경우 의정부까지 왕래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최근 고양시, 파주시 인구가 149만명에 이르고 있고 이와 더불어 접수사건 역시 많아지고 있어 해당 지역 주민의 법원 접근 편의성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을 승격시켜 ‘고양파주지방법원’을 신설함으로써 관할 지역 주민들이 가까이 있는 법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양질의 사법 서비스를 받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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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자신의 지역구에 법원을 새로 유치하거나 기존 지원을 정식 지방법원으로 승격시키려는 국회의원들의 노력에 대해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국민의 사법 서비스 접근권은 물론 중요하지만 법원 신설 등은 우리나라 인구 증감 동향이나 대도시 쏠림 현상을 면밀히 관찰해 결정할 일”이라며 “해사법원 역시 서울, 부산, 인천이 저마다 경쟁력을 내세워 유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