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오전 남북 간 군(軍) 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오전 9시쯤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한 전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았다. 양측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 전화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남북 군사 당국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두 차례 정기적인 통화를 해왔다. 전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정기 통화에 한때 북측이 응답하지 않았던 상황과 달리 군 통신선과 함정간 통신은 이날도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그러나 북측이 9일부터 갑작스레 통신선과 함정간 전화에 응답하지 않은 것은 북한이 남북간 연락선을 모두 ‘폐기’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처로 풀이된다.
특히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남측이 북측에 보내는 대북 전화통지문을 발송하는 통로로 이용된다. 지난해 11월 서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과 지난 5월 GP 총격사건 발생 때도 남측은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전통문을 보낸 바 있다. 다만 북한은 항의성 대북전통문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이후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합의의 산물로, 2018년 7월(서해지구)과 8월(동해지구)에 순차적으로 완전 복구됐다. 동해지구의 경우 2010년 11월 산불로 완전히 소실된 이후 8년 여 만, 서해지구는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함께 단절된 이후 2년 여 만에 각각 복구된 것이었다.
하지만 북측이 예고한 대로 군 통신선 단절로 남북한 군 소통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면서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연락사무소 폐쇄 등을 후속조치로 언급한 뒤 이날 오전 북한은 김 제1부부장 이름으로 모든 남북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보도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