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트를 이용한 중국인 밀입국자들에게 우리 군과 경찰의 경계망이 뻥 뚫려 논란이 된 충남 태안에서 특전사 요원을 밀입국자로 오인해 군경이 대거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9일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13분쯤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창정교 인근에서 검은색 보트에 타고 있던 신원 미상의 남성 두 명이 내려 이동한다는 군 레이더 기지 측 신고가 들어왔다. 얼마 전 중국인 밀입국자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아무렇지 않게 태안 해안에 들어온 사건이 잇따르면서 경계에 비상이 걸린 군경은 바짝 긴장하며 즉각 출동했다. 현장에는 헬기 2대와 중부해양경찰청 소속 특공대, 태안해경 경찰관, 태안경찰서 경찰관, 인근 부대 장병 등 100여명이 급파됐다. 하지만 확인 결과 정체불명 남성 2명은 훈련 중이었던 특전사 요원으로 밝혀졌다.
해프닝으로 일단락되려던 순간 20분가량 지나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검은색 보트 발견 지점 인근에서 외국인 3명이 마늘을 수확하다 도주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바로 추적해서 태국인 A씨 등 세 사람을 붙잡았고, 달아난 외국인이 8명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주변을 수색해 모두 검거했다. 붙잡힌 11명 중 A씨 등 8명은 불법체류 태국인이었고, 나머지 3명은 베트남인, 몽골인, 카자흐스탄인 합법체류자로 파악됐다.
태안해경은 군경이 출동해 검문검색을 하자 자신들을 잡으러 온 것으로 착각한 A씨 등이 도망친 것으로 보고 있다.
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