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와 대선을 앞두고 차기 주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진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가 11일 더불어민주당의 서울·경기 일부 의원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과거 ‘악연’이었던 정청래 의원과 만나 눈길을 끈다.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경기도 수원의 경기지사공관에서 이 지사와 정 의원, 서영석 의원, 한준호 의원, 이용선 의원이 점심을 함께했다. 이 자리는 부천정에서 당선된 서 의원이 주도했다. 서 의원 등은 서부광역철도가 지나가는 구역의 지역구 의원이다. 이들을 포함해 한정애·진성준·강선우 의원은 ‘서부광역철도 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지난달 결성했다.
서부광역철도는 2013년 6월 서울시의 ‘10개년 도시철도기본계획 재정비 용역’으로 선정된 후 부천시 원종~홍대입구로 총길이가 17.25㎞로 늘었다. 현재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올라와 있으며 이와 동시에 정부 3기신도시로 지정된 부천시 대장지구까지의 노선연장이 추진 중이다. 이들은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났고, 이날은 이 지사와 만나 지방자치단체 협조를 구했다.
서 의원이 주도한 모임이었지만 이 지사가 이를 발판으로 서울시 지역구 의원들까지 접촉면을 늘린 것은 전당대회는 물론 차기 대선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 지사는 그동안 경기도 지역구 의원 중심으로 만남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또, 과거 대선 경선과 이후 경기지사 경선 등에서 이 지사와 정 의원은 서로 ‘아웅다웅’하며 비판해 온 역사가 있어 이번 만남이 더 주목된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서부광역철도를 위한 모임이었다”며 “전당대회나 대선 관련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당대회 관련해서는 이 지사가 ‘링 위에 나를 끌어들이지 말아달라’고 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특히 8월 전당대회가 이낙연 의원 대 반 이낙연 의원 구도로 흘러가면서 이 지사와 박 시장 등 다른 차기 대선 주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력 주자인 이 의원과 나머지 주자들이 김부겸 전 의원 등을 중심으로 뭉치면 당권 판세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