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1호 법안’에 의원 56명 동참… “대권주자 맞네”

‘중진’ 김진표·조정식·우원식부터 ‘언론계 후배’ 노웅래·박광온·윤영찬까지 / 초선의원 중에서 권인숙·윤미향·이수진·이탄희, 열린당에서 김진애 ‘동참’

차기 대권주자로서 당권 도전에도 나선 ‘대세론’의 주인공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전 국무총리)이 21대 국회 입성 후 처음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통상 법안 발의에는 의원 10명 이상의 동의만 있으면 되는데 이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법안에는 이 의원 본인을 제외하고도 동료 의원이 무려 56명이나 동참했다. 여의도 정가에서 ‘역시 차기 대통령 후보답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 연합뉴스

11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핵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이란 미증유의 국난을 맞아 공무원 및 금융기관 종사자의 ‘적극적’ 행정, 그리고 업무 처리를 독려하는 것이다. 마침 이 의원은 여당인 민주당의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발의안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범세계적 규모로 확산되면서 금융지원의 방법을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고 재난 피해가 주민뿐만 아니라 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금융지원의 대상과 방법을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금융지원의 대상과 방법을 다양하게 하고, 금융지원 업무를 포함한 재난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 공무원,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임직원의 적극적 업무 처리 결과에 대하여 면책할 수 있도록 하여 재난지원업무가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국민을 보살피기 위해 적극적으로 일을 하다가 잘못을 저지른 공무원 및 금융기관 종사자에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인 셈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의원 외에도 동료 의원이 56명이나 법안 발의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려 온 차기 대권주자로서 이 의원의 확고한 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5선의원으로 한때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진표 의원, 역시 5선의원으로 현재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조정식 의원, 4선의원으로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 여성계에서 신망이 두터운 권인숙·남인순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 이 의원의 언론계 후배에 해당하는 노웅래·박광온·윤영찬 의원 등이 법안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이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법안 발의에 동참한 초선의원 중에서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미향 의원, 판사 출신 이수진·이탄희 의원 등이 눈에 띈다. 민주당이 아닌 열린민주당의 김진애 의원 이름도 공동 발의자 명단에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언론인 출신 21대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곧 있을 민주당 대표 선출에도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대권’과 ‘당권’의 분리를 명시한 당규에 따라 그가 당권을 건너뛰고 대권으로 직행할 것이란 관측이 한때 제기됐으나 이낙연 의원은 이를 깼다. 5선 국회의원에 전남지사, 국무총리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지만 민주당에선 아직 ‘소수파’의 이미지가 강한 만큼 이를 극복하고 대다수 당원의 마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장 김부겸 전 의원이 대권 도전 포기를 전제로 당권에 도전하고 나서는 등 당내에 ‘이낙연 대세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어 향후 어떻게 될 것인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