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곽상도, 고인 모욕·음모론 멈춰라… 아직도 검사인 양 기획수사 지시”

호소문 통해 故 손영미 소장 사인에 의혹 제기한 곽상도 의원 저격 / “경찰과 국과수가 (타살 아니라고) 잠정 결론 내려… 최초 신고자가 비서관인 것은 맞아” / “두 사람은 지난 16년간 가족과 다름없었다” / 곽 의원 “앉은 자세로 목매 숨졌다? 이해가 안 돼… 경찰이 설명해달라”
윤미향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손영미 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흐느끼며 관계자들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호소문’을 발표하고, 고(故) 손영미 소장의 사망 원인에 관해 의혹을 제기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을 저격했다.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이었던 고인은 지난 6일 경기도 파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윤 의원실은 이날 오후 윤 의원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인은 2004년부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위해 한생을 바쳐오신 분”이라며 “고인은 검찰의 급작스러운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과 언론의 과도한 취재경쟁으로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오셨다”고 전했다.

 

윤미향 페이스북 갈무리.

 

이어 “경찰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결과 타살 혐의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라면서 “그런데도 곽 의원은 ‘음모론’을 제기하며 자신이 아직도 검사인 양 기획수사를 지시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실은 그러면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해 온 고인을 더는 모욕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윤 의원 측은 사건 당일 쓰러진 손 소장을 발견해 최초로 119에 신고한 이가 윤 의원실 비서관이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곽 의원 측이 ‘상상하기조차 힘든 의혹을 또다시 덮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실은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에서 비롯된 것일진대 이는 다시 한 번 고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서관과 손 소장의 관계에 대해 “16년 세월 동안 이들의 관계는 가족이나 다름없었다”라면서 “6일 당일 오후 연락이 닿지 않아 모두가 걱정하고 있었다. 최근 심적 상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인의 집을 찾아가 보자는 마음이 앞섰고 119에 신고했으며 결국 고인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실은 “부디 고인의 죽음을 폄훼하지 말라”면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신 고인의 사망 경위를 극히 자세히 언급하며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한편, 곽 의원은 전날 윤 의원실 비서관의 119 신고 당시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사인이 납득 가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손 소장의 사망과 관련해 “어떻게 보면 문재인 정부의 의문사로 갈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의혹 제기를 하며 “경찰에서 손 소장이 자살이라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제대로 조사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책임자인 배용석 파주경찰서장이 2018년 총경으로 승진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 파견 근무했다”면서 “올해 1월 파주경찰서장으로 부임한 경력 때문에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곽 의원은 “정확한 사인이 뭔지 분명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경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인은 ‘화장실에서 샤워기 줄로 목을 감고 앉은 채로 사망해 있는 것으로 발견됐다’고 돼 있는데 앉은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렀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경찰이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곽 의원의 의혹 제기에 정의연 측은 공식 성명을 내고 “곽 의원은 패륜적 정치공장을 그만두고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