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무너진 경제는 살려도 남북관계 깨지면 다 죽어” 선언 엄수 촉구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주역 / 정상회담 개최 전 4번 비밀 접촉 / “우리만 퍼주기? 北에 시장 생겨”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은 14일 날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남북관계를 겨냥해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돌아가야 한다. 깨면 다 죽는다”며 “경제는 무너져도 살릴 수 있지만 남북관계는 한번 무너지면 다 죽는다”고 경고했다.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 연합뉴스

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0주년 오늘 다시 남북관계가 6·15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0년 3월 8일 대북특사였던 북측과 총 4회 비밀리에 접촉했던 일화를 거론하며 “이렇게 시작한 비밀 접촉을 통해 (중국) 베이징에서 역사적인 ‘4·8 합의서’에 서명해 6·15 공동선언이 이뤄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혹자는 지난 20년 북한은 변하지 않았다고, 우리만 퍼주기 했다고 폄훼, 비난한다”며 “북한은 6·15 이후 개혁 개방의 길로, 시장경제가 시작됐다. 부자 남측 도움으로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과 대미 적대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휴대폰 600만대 보급, 장마당 800곳 운영, 패션의 변화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눈에 보이는 쌀과 비료를 퍼주고 북측의 희망과 마음을 퍼왔다”며 “경제는 무너져도 살릴 수 있다. 남북관계는 한번 무너지면 다 죽는다”고 경고했다.

 

박 전 의원은 ‘남북관계는 6·15 정신으로, 북미 관계는 9·19 정신으로 돌아가면 된다’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은 위원장님! 6.15로 돌아가야 한다. 깨면 다 죽는다. 두 정상께서는 잃어버린 남북관계 10년을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등 3차례의 정상회담 특히 21세기 최대 이벤트인 북미정상회담을 두차례나 하셨다. 6.15 이전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 다시 시작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