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법사위원장 된 날 '폭풍 발의'… 일하는 법사위 예고

15일 하루에만 국회법 개정안 등 법안 5건 제출 / "국회법 기본 정신 지켜 법사위 확실히 고칠 것"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된 날 법률안을 무려 5개나 ‘폭풍’ 발의하며 의정활동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동안 법사위가 일은 안 하면서 ‘상원’ 운운하며 거물들의 집합소인 양 행세한 것에 대한 반성 차원에서 앞으로 ‘일하는 법사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호중 신임 국회 법사위원장이 16일 법사위 회의실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16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윤 신임 법사위원장은 전날(15일) 5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된 날 그야말로 폭풍처럼 법안을 발의한 셈이다. 21대 국회 임시 개시 직후인 지난 3일과 7일 각각 발의한 법안까지 더하면 윤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법안만 벌써 7건에 이른다.

 

전날 윤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국회법 개정안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국가재정법 개정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 △국가회계법 개정안 5건이다.

 

윤 위원장은 4선의원이지만 법사위에서 활동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법조인도 아니다. 굳이 따지면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서 오래 활약한 ‘경제통’ 의원이다. 국가재정법 및 국가회계법 개정안을 낸 점에서 ‘경제’와 ‘재정’에 밝은 윤 위원장의 풍모를 읽을 수 있다. 

 

그가 전날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소방청장처럼 재난에 대응하는 것이 핵심 임무인 정부 인사가 국회에 참석했을 때 심각한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빨리 국회를 떠나 사무실로 복귀, 재난 대응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난대응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집시법 개정안은 특정인을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하게 하거나 또는 참가하지 못 하게 할 목적으로 금품, 향응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함으로써 건전한 집회·시위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일각에선 법사위원장이 된 날 폭풍이 몰아치듯 법안을 발의한 윤 위원장의 행동에서 21대 국회의 모토인 ‘일하는 국회’, ‘일하는 법사위’의 모범을 보이려는 의도가 읽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동안 법사위가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이 본회의에 회부되기 전 ‘체계 및 자구 심사권’ 행사란 명분 아래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지연시킴으로써 비난을 사곤 했는데 이런 관행을 싹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16일 국회 법사위 회의실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21대 국회 첫 법사위 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스1

실제로 윤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체계·자구 심사권을 근거로 법사위가 월권적인 행위를 해왔다”며 “법사위 운영 과정에서 국회법의 기본 정신을 지켜 일상화된 월권행위를 확실히 고치겠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일하는 법사위’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힌 셈이다.

 

그간 법사위원장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판검사나 변호사로 오래 일한 법조인 출신이 맡는 것이 불문율로 통해왔다. 이 때문에 ‘법률 비(非)전문가’ 법사위원장의 탄생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는 시각이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에도 많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윤 위원장 같은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된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법원, 검찰, 변호사 등 당사자들과 이해관계 없이 독립된 위치에서, 국민적 눈높이에서 법사위 개혁을 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