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현대로보틱스에 500억 투자 / 구현모 사장 취임 후 첫 전략 투자 / 그룹간 사업협력 계약도 체결 / “지능형 로봇·스마트팩토리 협력 / 제조업 디지털 혁신 주도할 것”
현대중공업그룹과 KT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시작으로 한 제조업 디지털 혁신을 가속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사회가 도래되면서 산업계와 일상에서 로봇의 활용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선제 대응하려는 조치다.
현대로보틱스는 1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KT와 5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에 관한 투자 계약서를 체결했다. 상장 전 지분투자는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 받는 것이다. KT는 이르면 2022년 상장 예정인 현대로보틱스의 기업가치를 5000억원으로 평가했고, 이날 50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10%에 해당하는 지분을 취득하게 됐다. 구현모 사장이 KT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이뤄진 첫 전략적 투자다.
KT의 투자는 현대로보틱스의 경쟁력과 사업협력을 통한 서비스 로봇 시장 진출 이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2017년 현대중공업지주의 로봇사업부로 설립돼 올해 5월 별도 법인으로 분리됐다. KT는 이번 500억원 투자 외에 사업협력에 필요한 인력도 현대로보틱스와 교류한다.
또한 이날 KT와 현대중공업지주는 그룹 간 ‘사업협력’ 계약도 체결해 인공지능(AI)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부사장)과 구현모 사장을 대표로 하는 협력위원회를 구성해 신규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위원회에서는 KT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간 사업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호텔, 레스토랑 등에 쓰이는 서비스로봇 분야와 IC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등에 관한 사업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지주와 KT는 지난해 5월 ‘5G 기반 스마트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지난 2월에는 AI 1등 국가를 목표로 출범한 ‘AI 원팀’에 함께 참여했다. 이어 같은 해 5월 ‘5G(5세대이동통신) 스마트 건설기계·산업차량 솔루션’ 공동개발 MOU를 체결하는 등 스마트조선소, 로봇, 건설기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디지털 혁신을 위한 사업을 함께하는 중이다.
구현모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이후) 시대 KT의 5G, AI 역량을 바탕으로 현대중공업그룹과 협력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제조산업 혁신을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기선 경영지원실장은 “KT와의 폭넓은 사업협력를 통해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중공업그룹이 ‘디지털 혁신’으로 세계 리딩기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