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부동산 대책의 후폭풍으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 송파구 잠실동은 거래 절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규제에서 비껴간 경기 김포, 파주 지역은 벌써 집값이 들썩이는 조짐이다.
◆규제 강화로 강남, 목동 ‘어수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2년 거주’ 요건이나 ‘6개월 내 전입의무’ 등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10여건 게시됐다. 주택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주택가격과 상관없이 6개월 안에 전입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도 시장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대치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불패’라는 말이 왜 나왔겠느냐”며 “예전부터 강남을 겨냥한 부동산 대책이 많이 나왔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면 이 지역은 손해볼 일이 없다”고 말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1년 효력이 끝나면 결국 수요는 돌아오게 될 것이란 의미다.
◆규제 안 묶인 김포·파주 ‘활활’
정부는 전날 규제지역을 수도권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하면서도 경기 김포와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 등은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루도 안 돼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지역에서는 전날 대책 발표 직후부터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여 다시 내놓는 경우도 늘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을 받기 쉽고, 전매 규정도 자유롭다는 점을 노리고 투자 수요가 급격히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김포 한강신도시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김포 지역은 거래가 부진한 상황이었는데, 이번에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다”며 “이미 그간 거래되지 않았던 물건이 하루 만에 많이 소진됐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운정역 부지 근처에 있는 파주시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59㎡와 전용 60㎡는 전날 각각 4억8000만원, 5억원에 매매 계약됐다.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 거래가격과 비교하면 4000만원 넘게 상승했다. 파주시 와동동 해솔마을7단지롯데캐슬 전용 84㎡의 경우 2∼3일 만에 호가가 5000만원 넘게 뛴 상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김포 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신도시는 강남과의 접근성과 교통 호재를 발판으로 한 판교·광교 신도시에 밀려 2기 신도시 중 상대적으로 소외당한 곳”이라며 “유동자금이 풍부한 환경에 정부의 규제마저 비껴가면서 풍선효과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