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시기에 대규모 입학상담회 개최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정부의 강화된 방역조치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행사, 축제, 교육 등의 중단·취소를 원칙으로 한 인천시의 ‘생활 속 거리두기’ 방침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18일 인천지역 전문대학 등에 따르면 인천시교육청 주최·주관의 ‘2021 전문대학 진로진학 컨설팅’이 2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인천재능대에서 열린다. 고교 3학년생들에게 관심 있는 전문대의 전공을 미리 탐색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문대들은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은 시기에 지역 교육당국이 나서 오프라인 컨설팅을 열고 대면상담까지 독려해 난처한 기색이다. 한 대학 교직원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학교에서도 수시로 발열체크를 하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학교 자체적인 입시 홍보도 자제하는 판국에 교육청이 참가요청을 해 곤혹스럽다”고 하소연했다.
학생과 학부모들도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불안하지만 최신 입시정보를 얻을 기회라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부평구에 거주하는 학부모는 “자녀의 진로를 걱정하지 않는 부모가 없지 않으냐”며 “불특정 다수가 모일 게 뻔한데 방역에 솔선해야 할 교육당국이 오히려 소홀히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시교육청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발열이 있을 땐 입장을 막는 등의 조치로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18개 전문대를 학생회관 1층 내 4개 공간에 나눠 배치하는 한편 시간별 학생 입장을 1개 대학에 최대 15명으로 제한해 최대한 거리를 둘 것이라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행사 규모를 대폭 간소화하고 상담공간도 철저히 구분시켰다”며 “고교생의 진학 적합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해 예정대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