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發 항공기서 7명 무더기 확진…무증상으로 전국 이동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한 승객을 열화상카메라로 1차 발열검사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방글라데시에서 같은 비행기를 타고 국내에 입국한 내·외국인 7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글라데시 입국자는 2주간 자가격리를 하지만 이들이 각 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을 수 있어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무증상 상태로 공항 검역을 통과해 각각 경기, 제주, 인천, 전북 등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5시 30분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대한항공 KE9656 항공편에서 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해 8월부터 방글라데시에서 유학한 A(13)군은 이 항공편을 통해 국내에 들어와 전날 거주지인 경기 남양주에 도착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 한라대학교에 재학 중인 방글라데시 국적 3명도 같은 항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에 입국했고 김포공항을 통해 제주도로 이동한 뒤 이뤄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김포공항에서 제주도로 이동할 때 각각 다른 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글라데스 국적 B(37)씨는 인천으로 이동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글라데시 국적 외국인 근로자 C씨는 전북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고 다른 외국인 근로자 D씨는 경기도 파주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방역당국은 이들이 모두 무증상 상태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공항 검역 과정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방글라데시 등 해외 입국자들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를 하고 3일 이내 진단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입국 후 전국 각지로 흩어지는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지자체는 이들의 동선을 파악해 접촉자를 확인하고 소독작업에 나선 상태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가 유럽발 항공기 승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항공편에서 여러 확진자가 나온 만큼 비행기나 공항 내 추가 확진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이 방글라데시에서 타고 온 비행기는 284명이 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실제 탑승인원을 파악하고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내 해외유입 사례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9명 중 17명이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였다. 특히 방글라데시의 경우 최근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로 알려졌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방글라데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08명으로 누적 확진자가 9만8489명에 달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1305명으로 사망률도 높은 편이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