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대한민국 미래보고서/국회미래연구원·오준호/이학사/1만6000원
30년 뒤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2050년 대한민국 미래보고서’는 국회미래연구원이 11개 분야 100여명의 전문가와 함께 만든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미래 보고서다. 그간 지구촌 미래를 전망하는 수많은 책이 나왔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미래를 다룬 책은 드물었다. 특히 여러 분야를 두루 아우르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합의 가능한 종합적인 미래를 예측한 책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출간의 의미는 작지 않다. 연구자들은 빅데이터 분석, 브레인스토밍, 델파이 기법 등 다양한 사회과학 방법론을 활용해 미래 예측에 필요한 분야와 동인을 선정해 이 보고서를 내놓았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한반도의 기온은 어떻게 될까. 기후환경 분야의 미래 예측은 다른 모든 미래 예측의 전제가 된다. 그런 만큼 책에서 제일 먼저 다루어진다. 연구자들은 한반도는 그동안 지구 평균기온보다 두 배나 빠르게 기온이 상승했고, 지금 추세가 유지된다면 2050년에 아열대기후에 들어설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설명한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바다도 뜨거워진다. 그러면 이상기후 현상도 더 자주 강력하게 일어날 것이고 태풍과 홍수, 가뭄 등은 지금껏 우리가 알아온 상식의 범주를 초월할 수 있다. 또한 뜨거워진 한반도에는 강한 고기압이 형성될 것이고, 이는 우리가 숨 쉬는 대기 질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변화는 우리나라의 물, 식량 수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도 아니고 식량이 부족하지도 않다. 하지만 미래에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국토 전체의 담수량이 줄어든다. 여기에다 주요 수원이 오염되면 심각한 물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물이 부족해지면 농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인간 신체가 지닌 잠재력을 해방하는 생명과학 기술도 괄목할 만한 발전이 기대된다. 므두셀라 연구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120∼150살까지 살 수 있을지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오래 살게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노화 극복을 위한 생명과학 기술도 발전한다. 인간의 뇌는 기계와 한 몸처럼 연결되어 기능이 떨어지거나 상실된 신체의 일부를 기계로 교체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사이보그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아직은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유전자 교정기술은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기를 디자인하는 ‘맞춤 아기’시대를 열 수 있다. 미래에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가운데 인류는 ‘휴먼(human)’에서 ‘휴멘(huMen)’으로 변할지 모른다. 휴멘이란 휴먼의 복수형으로 지금은 존재할 수 없는 단어이지만 앞으로 ‘휴먼들’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 생겨날 수 있는 단어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3D 프린터 등 범용 기술이 우리의 삶을 바꿔 놓는다고도 전망한다. 어떤 기술이 출현해 범용 기술로 자리 잡을 때 인류 문명은 비약했다. 이런 관점에서 주목받은 기술들에는 인공지능, 3D 프린팅, 가상현실(증강 현실), 블록체인, 자율주행 기술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발전 일로에 있고 미래의 우리 삶을 구체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2050년 이전에 인간의 인지능력과 대등해지는 범용 인공지능의 단계에 이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인간 노동의 대부분은 자동화될 것이고, 거의 모든 국민은 인공지능 비서 내지 조언자와 함께 생활하게 될 것이다. 3D 프린터가 가정마다 보급되어 집에서 다양한 종류와 재질의 상품을 즉석에서 구입하고 제작하는 미래가 가능하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