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대전·충남권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라 터지면서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가 다시 60명대로 올라선 20일, 방역당국이 “이제 우리 주변에 코로나19로부터 완전하게 안전한 곳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국은 현 상황을 ‘(코로나19) 확산기’·‘위기 상황’ 등으로 규정하며 국민들에게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다발적인 연쇄감염, 그리고 꼬리를 잇는 코로나19 전파는 주말도, 휴일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또 “수도권에서의 유행이 지속하면서 코로나19가 전국 어느 지자체건 연결 고리로 이어질 수 있는 ‘확산기’”라며 “수도권이든, 비수도권이든 밀접·밀폐·밀집 3가지 조건이 갖춰진 곳에서는 코로나19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현재 철저한 역학 조사를 통해 하나하나 감염의 연결고리를 추적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 차단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험도가 높아진 지역 등에서는 외출이나 급하지 않은 모임은 자제해 달라”며 “65세 이상, 평소 지병이 있는 기저질환자 등은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될 때까지는 당분간 대인 접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다만 ‘고강도 생활방역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거나 아예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환자발생 추이를 지켜보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인지 판단해 조금 더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만 답했다.
이날 권 부본부장의 설명은 수도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경기 부천시의 쿠팡물류센터, 인천의 개척교회와 서울 관악구의 방문판매업체 등을 고리로 계속 확산하고 있고, 이와 별개로 최근 대전·충남지역을 비롯해 전북 전주에서까지 산발적 감염 사례가 잇따른데 따른 진단으로 보인다.
앞서 방대본은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7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총 1만2373명이 됐다고 밝혔다. 전날 하루 동안 추가된 확진자 수는 79명을 기록한 지난달 28일 이후 23일 만에 최대치다.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가 60명대가 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지역발생이 36명이고, 해외유입은 31명으로 모두 근래 들어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지역감염과 해외유입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동시에 막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방역당국은 말 그대로 ‘비상’이 걸렸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전날 나오지 않아 누적 280명을 유지했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2.26%를 기록 중이다. 기계 호흡을 하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는 ‘위중’ 환자는 16명으로 집계됐다. 스스로 호흡은 할 수 있지만, 폐렴 등의 증상으로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산소치료를 받거나 38.5도 이상의 발열이 있는 환자를 뜻하는 '중증' 환자 역시 17명에 달한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